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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신화,격언) 이야기

김당일 2019. 2. 26. 07:06

 

 

그리스 신들의 족보

 

 

 

 










 

○ 여자들만 사는 아프리카지역에 군대를 배치시킨 알렉산더(BC 356~323)
 - 여자들 : 만약 당신이 우리를 죽이면 사람들은 ‘그는 여자를 죽일 만큼 변변치 못한 사람이다.’라고 말할 것이오. 그리고 우리가 당신을 죽인다면 당신의 비문에는 ‘그는 여자에 의해 살해 되었다.’라고 쓰여지겠지요.


 - 알렉산더 : 당신들을 해치지 않겠소. 나에게 빵을 좀 갖다 주시오. 그것이 내가 당신들에게 바라는 전부요. (여인들은 금으로 만들어진 빵 한 덩어리를 바쳤다. 알렉산더는 먹을 수 없는 것임을 깨닫고, 큰 소리로 호통 쳤다.) 금으로 만든 빵을 먹다니, 당신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오?


 - 여자들 : 대왕은 우리로부터 빵을 얻기 위해 그 먼 길을 오셨습니다. 대왕의 나라에는 빵이 없는지요?
  (알렉산더는 여자들의 나라에서 나올 때 그 성문에 다음과 같은 글을 새겼다. “나, 마케도니아 알렉산더는 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이 지역을 들르기 전까지는 어리석었다. 바로 여기가 내가 여자들로부터 참된 삶의 지혜를 배운 곳이다.”)

 

○ 나라가 망할 때 나타나는 7가지 현상(간디)
 ① 원칙 없는 정치
 ② 노동 없는 부유
 ③ 양심 없는 쾌락
 ④ 인격 없는 교육
 ⑤ 도덕 없는 상업
 ⑥ 인성 없는 과학
 ⑦ 희생 없는 종교

 

 

★ Charlie Chaplin3가지 감동적인 어록

(찰리 채플린의 3가지 감동적인 어록)

 

1. Nothing is Permanent in this world, not even our Troubles.

(세상에 영원한 건 없습니다. 우리의 문제들도요.)

 

2. I like Walking in the Rain, because NoBody can see My Tears.

(나는 빗속을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무도 나의 눈물을 볼 수 없으니까요.)

 

3. The Most Wasted Day in Life is the Day in which We have not Laughed. 

(가장 낭비된 날은 웃지 않은 날입니다.)

 

Life is to enjoy with whatever I have with me, Keep Smiling......!

(삶은 가진 것을 즐기는 것입니다. 웃으세요.....!)

 

 

○ 생각해 볼 격언(호암 이병철)

  - 기업가는 기업육성이 애국이다.

  - 사업에 좌우되지 말고 사업을 좌우하라.

  - 삼(三利)가 있으면 반드시 삼해(三害)가 있다.

  - 교만한 자 치고 망하지 않은 자 없다.

  - 사업에는 지름길이 없다.

  - 어떤 인생에도 낭비란 없다.

  -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간다.

  - 믿고 맡겼으면 의심하지 마라.

  - 시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판단이다.

  - 일정한 선(線)을 넘어선 부(富)는 내 것이 아니다.

  - 남을 살려야 자기도 산다.

  - 발전이 멈추면 그것이 곧 죽음이다.

 ※ '삼성(三星)'의 상징

   · 三 : 큰 것, 많은 것, 강한 것

   · 星 : 밝고, 높고, 영원히 깨끗이 빛나는 것

 

○ 승리의 神 니케(나이키)

   저승 앞을 흐르는 증오의 강의 여신 스튁스와 지혜의 신 팔라스 사이에서 질투의 여신 젤로스와 승리의 신 니케 자매가 태어났다.

 

○ 기회의 신 ‘카이로스’

   내가 벌거벗은 이유는 쉽게 눈에 띄기 위함이고,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고, 나를 발견했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이다.

 

○ 개 코도 모르면 잠자코나 있지
 숙종대왕이 어느 날, 미행 중 수원성 고개 아래 쪽 냇가를 지나는데 허름한 시골 총각이 관을 옆에 놓고 슬피 울면서 물이 나오는 냇가에다 묘자리를 파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무리 가난하고 몰라도 유분수지, 어찌 묘를 물이 나오는 곳에 쓰려고 하는지 이상하다’ 생각을 하고, 무슨 연고가 있는지 싶어 그 더벅머리 총각에게로 다가가 “여보게 총각, 여기 관은 누구의 것이요?”하고 물었다. “제 어머님의 시신입니다.” “그런데 개울은 왜 파는고?”하고 짐짓 알면서도 딴청을 하고 물으니 “어머니 묘를 쓰려고 합니다.” 미루어 짐작은 했지만 어처구니가 없었다.


“여보게 이렇게 물이 솟아나고 있는데 어찌 여기다 어머니 묘를 쓰려고 하는가?”하고 재차 다그쳐 물으니 그 총각은 “저도 영문을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갈 처사’라는 노인이 찾아와 절더러 불쌍타 하시면서 저를 이리로 데리고 와 이 자리에 묘를 쓰라고 일러주었습니다.”라고 힘없이 대답을 하고는 옷소매로 연신 눈물을 훔치며, 자신의 곤혹스러운 처지를 처음 보는 나리에게 하소연하듯 늘어놓았다.


숙종이 가만히 듣자 하니, ‘갈 처사’라는 지관이 괘씸하기 작이 없었다. 궁리 끝에 지니고 다니던 지필묵을 꺼내 몇 자 적었다. “여기 일은 내가 보고 있을 터이니 이 서철을 수원부로 가져가게. 수문장들이 성문을 가로막으면 이 서철을 보여주게.” 총각은 또 한 번 황당했다. 아침에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지, 유명한 지관이 냇가에 묘를 쓰라고 했지, 이제는 웬 선비가 갑자기 나타나 수원부에 서찰을 전하라 하지. 도무지 어느 장단에 발을 맞추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러나 총각은 급한 발걸음으로 수원부로 갔다. 서찰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어명! 수원부사는 이 사람에게 당장 쌀 삼백 가마를 하사하고, 좋은 터를 정해서 묘를 쓸 수 있도록 급히 조치하라.” “아! 상감마마, 그 분이 상감마마였다니! 총각은 하늘이 노래졌다. 다리가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다. 냇가에서 자기 어머니 시신을 지키고 서 있을 임금을 생각하니 황송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편, 숙종은 총각이 수원부로 떠난 뒤 괘씸한 ‘갈 처사’를 단단히 혼내 주려고 총각이 가르쳐 준 대로 가파른 산마루를 향해 올라갔다. 단단히 벼르고 올라간 산마루에 있는 찌그러져가는 ‘갈 처사’의 단칸 초막은 그야말로 볼품이 없었다.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한참 뒤에 안에서 사람 소리가 들려왔다. “게 뉘시오?” 방문을 열며 시큰둥하게 손님을 맞는 주인은 영락없는 꼬질꼬질한 촌 노인네 행색이다.


숙종은 그대로 문 밖에서 물었다. “나는 한양 사는 선비인데 그대가 ‘갈 처사 맞소?” “그렇소.” “듣자니 당신이 자리를 좀 본다는데, 물이 펑펑 솟아나는 냇가에 묘를 쓰라니 당키나 한 일이요? 골탕을 먹이는 것도 유분수지 어찌 그럴 수가 있단 말이요?” 숙종의 참았던 감정이 어느새 격해져 목소리가 커졌다. 갈 씨 또한 노인이지만 낯선 손님이 찾아와 다짜고짜 목소리를 높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선비란 양반이 개 코도 모르면서 참견이야. 당신이 그 땅이 얼마나 좋은 명당 터인 줄 알기나 해?”버럭 소리를 지르는 통에 숙종은 기가 막혔다. (속으로 ‘이놈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어디 잠시 두고 보자’하고 감정을 억누르며) “저기가 어떻게 명당이란 말이요?”

 

“모르면 가만이나 있지, 이 양반아! 저기는 시체가 들어가기도 전에 쌀 삼백 가마를 받고 명당으로 들어가는 땅이야. 시체가 들어가기도 전에 발복을 받는 자리인데 물이 있으면 어떻고 불이 있으면 어때? 개 코도 모르면 잠자코 나 있으시오.”

 

숙종의 얼굴은 그만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갈 처사’ 말대로 시체가 들어가기도 전에 총각은 쌀 삼백 가마를 받았으며, 명당으로 옮겨 장사를 지낼 상황이 아닌가! 숙종은 갈 처사의 대갈일성에 얼마나 놀랬던지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공손해졌다. “영감님이 그렇게 잘 알면 저 아래 고래등 같은 집에서 떵떵거리고 살지 않고 왜 이런 산마루 오두막에서 산단 말이요?” “이 양반이 아무것도 모르면 가만이나 있을 것이지 귀찮게 떠들기만 하네” “아니, 무슨 말씀인지?” 숙종은 주눅이 들어 있었다. “저 아래 것들은 남을 속이고 도둑질이나 해 가지고 고래등 같은 기와집 가져 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 그래도 여기는 바로 임금이 찾아올 자리여. 지금은 비록 초라하지만 나라님이 찾아올 명당이란 말일 세” 숙종은 그만 정신을 잃을 뻔 했다. 이런 신통한 사람을 일찍이 만나본 족이 없었다. 꿈속을 헤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언제 왕이 찾아옵니까?”


“거, 꽤나 귀찮게 물어 오시네. 잠시 기다려 보오. 내가 재작년에 이 집을 지을 때에 날 받아 놓은 것이 있는데, 가만..... 어디 있더라?” 하고 방 귀퉁이에 있는 보자기를 풀어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먼지를 털면서 들여다보더니  그만 대경실색을 한다.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에 나가 큰절을 올리는 것이었다. 종이에 적힌 시간이 바로 지금 이 시간이었다. 임금을 알아본 것이다.

 

“여보게..... 갈 처사, 괜찮소이다. 대신 그 누구에게도 결코 말하지 마시오. 그리고 내가 죽은 뒤에 묻힐 자리 하나 잡아주지 않겠소?” “대왕님의 덕이 높으신데 제가 신하로서 자리 잡아 드리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옵니다. 어느 분의 하명이신데 거역하겠사옵니까?” 그리하여 ‘갈 처사’가 잡아 준 숙종의 왕릉이 지금 서울의 서북쪽 서오릉에 자리한 ‘명릉’이다.


그 후 숙종대왕은 ‘갈 처사’에게 삼천 냥을 하사하였으나 노자로 삼십 냥만 받아들고 홀연히 어디론가 떠나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오한평생무이와(吳恨平生無二蛙). 개구리 두 마리가 없어서 한이다.

 

이태조의 둘째 아들인 정종(定宗)은 자주 대궐 밖으로 나가 백성들이 사는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하루는 평복(平復)을 입고 황해도 어느 고을을 지나다가 다 쓰러져 가는 한 초가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싸리문에 붙어 있는 오한평생무이와(吳恨平生無二蛙)'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정종은 그 글을 풀을 수는 있으나 그 속에 담긴 뜻을 알 수 없었습니다.

 

나그네를 가장한 정종은 주인의 안내로 집 안에 들어가 대청마루에 앉았고, 임금이 먼저 물었습니다. "주인장, 이 집에 들어오다 보니 싸리문에 써 붙여 놓은 글이 있는데 그 뜻이 무엇이요?" 주인은 말했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제 생각대로 그냥 써놓은 것입니다." 임금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래도 무슨 뜻이 있을 듯한데, 말씀해 주시지요."

 

나그네가 간곡히 부탁을 하니 집주인이 하는 수 없이 입을 열었습니다. "어느 날 대낮에 꾀꼬리, 뻐꾸기, 따오기가 논가에서 만났습니다. 이들은 서로 제 목소리가 제일이라고 자랑하였는데 결판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숲속에 있는 부엉이에게 판결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따오기는 논고랑을 돌아다니면서 개구리 두 마리를 잡아서 부엉이에게 갖다 주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판정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다음날 꾀꼬리, 뻐꾸기, 따오기는 부엉이를 찾아갔습니다. 부엉이는 그들의 목소리를 다 들어보고 '꾀꼬리는 소리가 좋긴 하지만 간사하여 저 들판의 농부들이 일을 멈추고 가무에 빠져 일을 망치게 하였으니 퇴폐를 조장하였고, 뻐꾸기도 소리는 좋지만 너무 구슬퍼서 농부들이 일을 하다 말고 모두 울어 눈물의 바다가 되게 하였으니 또 일을 망쳤고, 따오기는 소리가 거세긴 해도 그것이 대장부 소리 같고 농부들도 일에 열중케 하였으니 제일이다'하고 판결했습니다."

 

정종은 그제서야 집주인이 가난해서 벼슬도 하지 못하고 평생을 지내는 것을 한탄하고, '내 평생 개구리 두 마리가 없는 것이 한이로다.'라고 써 붙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임금은 그에게 벼슬을 주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떠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인장, 그래도 다음 과거에는 꼭 참가를 하시지요.”

 

얼마 후 그 주인장은 한양에서 과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시험에 응시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과거 시험문제에 '()'자가 나왔습니다. 그는 '오한평생무이와(吳恨平生無二蛙)'라고 썼고, 장원에 급제하였습니다. 그리고 벼슬길에 올라 소원을 성취했고, 정사를 잘 보살펴서 임금의 총애를 받는 신하가 되었답니다.

 

 

   

○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라이오스는 테바이라는 나라의 왕자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그가 태어난 지 1년도 안되어 왕인 아버지 라브다코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외할아버지 뤼코스가 나라를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외할아버지 뤼코스는 제우스의 아들 암피온에게 나라를 빼앗겼습니다. 그래서 라이오스는 청년이 되어서도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이웃 나라인 피사로 망명하여 그곳 왕의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그곳 왕자 크뤼시포스의 스승이 되어 칼 쓰기, 창 쓰기, 활쏘기, 방패 다루기, 말 타기, 마차 다루기 등을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리이오스는 어느 날 크뤼시포스 왕자에게 남자끼리 사랑하는 법까지 가르치려 했고, 이것을 거절한 왕자 크뤼시포스를 숲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목 졸라죽였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정말로 아무도 없었습니다.

 

세월이 흐르자 제우스의 아들 암피온이 죽고, 라이오스가 테바이로 돌아와 왕위에 오르고 아름다운 여인 이오카스테와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이 가도 왕비 이오카스테에게 태기가 없었습니다. 라이오스는 델포이로 가서 아폴론 신탁(신의 뜻)을 물었습니다. 아폴론 神殿 女 師弟 퓌티아(무당)가 전한 신탁은 끔찍스러웠습니다. 아들은 낳지 않는 것이 좋다.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이 장차 아비를 죽이고 아비의 아내와 같은 잠자리에 들 테니까

 

그 후 라이오스는 이오카스테와 동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술 취한 어느 날 동침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라이오스는 아내에게 태기가 없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오카스테는 태기가 있었습니다. 그날부터 리이오스는 아기가 아들이 아니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오카스테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라이오스는 키타이론 산 양치기 출신의 경호병 하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두 발뒤꿈치가 금실로 묶여서 강보에 싸인 아기를 내놓으며 말했습니다. “네가 신들의 뜻을 집행해 본 적이 있느냐? 신탁의 길을 막아서본 일이 있느냐? 내가 너에게 그럴 기회를 주겠다. 네 손에 아기의 피를 묻힐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네가 자자손손 저주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요구하는 것은 아기의 발을 묶은 이 끈을 키타이론 산의 나뭇가지에 묶어 두고 오라는 것뿐이다. 소임을 마치면 내게 돌아오지 않아도 좋다.”

 

경호병은 키타이론 산에서 전에 함께 양치기 하며 사귀었던 코린도스 사람 양치기 하나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아기를 넘겨주며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코린도스 양치기여, 인간이 무슨 수로 신들의 뜻을 집행하며, 인간이 무슨 수로 신탁의 길을 막을 수 있으랴. 바라건대 이 아이를 코린도스로 데려 가라. 그대가 이 아이의 앞일을 짐작할 수 없거든 이 아이의 내력도 묻지 마라.”

 

코린도스 왕 슬하에 혈육이 없는 것을 늘 안타깝게 여기던 이 충직한 코린도스 양치기는 이 아이를 받아 들고 그 길로 달려가 코린도스 왕에게 보였습니다. 오랫동안 자식을 기다리던 코린도스 왕 폴뤼보스는 아기의 내력이나 이름을 물어도 양치기가 알지 못하자 속으로 생각했습니다.(키타이론 산이면 장차 영웅이 될 아이들이 많이 버려지는 산이다. 이 아이 역시 보통 아이가 아닐 것이다.)

 

폴뤼보스는 아기를 받아들인 뒤 양치기에게 은밀하게 큰 상을 내리고, 아기의 이름을 오이디푸스라고 지었습니다. ‘오이디푸스통통 부은 발이라는 뜻입니다.

 

오이디푸스는 출생의 내력을 모른 채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당시 오이디푸스의 출생 내력을 아는 이는 헬라스 땅을 통틀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이디푸스 자신도 모르고, 그의 친부모인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도 그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테바이 양치기는 그 아이가 코린도스 왕자로 자라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코린도스 양치기는 그 아이가 테바이 왕자인 줄을 모르고, 코린도스 왕 폴뤼보스와 그의 아내 멜로페도 그 아이가 테바이 땅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보지 못한 것은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은 믿지 못하는 인간에는 그러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근본을 의심하게 하는 순간이 옵니다. 형제들과의 술자리에서 아우 하나가 슬쩍 이런 말을 흘렸습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는다더니 코린도스 왕위도 근본을 모르는 왕자에게 넘어가는구나.”

 

오이디푸스는 마음에 의문이 생기게 되었고 바로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을 찾아가 신탁을 물었습니다. 신탁을 묻는 오이디푸스에게 신전의 女 師弟 퓌티아(무당)는 무아지경에 든 채로 퉁명스럽게 답합니다. “뼈를 준 아비를 죽이고, 살을 준 어미로 짝을 삼는구나!”

 

소스라치게 놀란 오이디푸스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오?!” 그러나 여 사제는 무아지경에서 깨어나면서 내가 무슨 말을 하더이까?”하고 되물었습니다. 무아지경 속에서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설사 안다고 하더라도 여 사제는 답하지 않는 것입니다. 신탁은 원래 일방적이고, 질문이 허용되어 있지 않습니다.

 

오이디푸스는 마음이 매우 혼란스러워졌습니다. ‘내가 아버지 폴뤼보스를 죽이고, 어머니 멜로페를 범한다니! 이럴 수가 있나!? 나는 코린도스로 돌아가면 패륜아가 된다! 나는 아버지 있는 곳으로 가면 안 된다.’하고 말머리를 돌려 보이오티아 땅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보이오티아 땅으로 가려면 중간에 비좁기로 이름난, 겨우 마차 한 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험한 산길이 있습니다. 오이디푸스가 이 비좁은 길을 지나고 있을 때 테바이 쪽에서 오는 마차 한 대를 만났습니다. 테바이 쪽에서 오는 마차도 매우 조심스럽게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양측이 마차에서 내려 서로 조심스럽게 탈것을 오고 가게 해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저쪽에서 오이디푸스에게 길을 비켜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누군가 양보하지 않으면 충돌은 불가피했습니다. 그러나 오이디푸스도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오이디푸스가 마차를 몰아 상대 마차의 오른쪽 말을 치고 지나가는데 상대 마차 안에서 채찍이 날아와 오이디푸스의 발목을 감았습니다. 오이디푸스는 그 채찍을 한 손으로 잡아당겨서 채찍 임자를 마차에서 끌어내려 몽둥이로 쳐 죽이고, 세 호위병 중 둘을 말째 벼랑으로 던져 죽였습니다. 호위병 한 명은 도망쳤습니다.

 

오이디푸스가 당도한 곳은 테바이였습니다. 테바이 사람들은 오이디푸스를 그가 그 험한 산길을 혼자 마차 타고 왔다하여 영웅처럼 여겼습니다. 그리고 오이디푸스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피키온 산에 홰를 틀고 앉아서 테바이 성을 드나드는 테바이 백성 남자에게 아무도 맞힐 수 없는 의문의 수수께끼를 내고 맞히지 못하면 목을 졸라 죽이고 맞히면 자신이 죽는다는 스핑크스라는 얼굴과 젖가슴은 사람 여자이고 다리와 꼬리는 사자 다리, 사자 꼬리요, 등에는 궁전 털부채만한 날개가 두 개 달린 괴물이 있는데 그 괴물이 나타난 까닭을 알 수 없으며, 라이오스 왕께서는 그 괴물을 물리칠 방도를 물으러 델포이 신전으로 가다가 말 도둑을 만나 횡사하고, 지금은 그의 처남인 크레온이 왕으로 있으며, 크레온 왕은 이 괴물을 죽이는 영웅에게 왕 자리와 선왕의 왕비인 이오카스테를 상으로 걸었다"는 말입니다.

 

스핑크스목 졸라 죽이는 자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피사에서 크뤼시포스를 목 졸라죽인 라이오스의 왕국에 나타난 목 졸라 죽이는 괴물 스핑크스는 헤라 여신이 보낸 괴물이 아닐까!?

 

오이디푸스는 피키온 산으로 갔습니다. 오이디푸스를 본 스핑크스가 델포이 신탁만큼이나 앞도 뒤도 뿌리도 줄기도 잎도 없는 한마디를 불쑥 내어 놓았습니다. “무엇이냐? 네 발로 걷는다. 무엇이냐? 이름이 같은데 두 발로 걷는다. 무엇이냐? 이름이 같은데 세 발로 걷는다.” 오이디푸스가 외쳤습니다. “인간이구나! 인간이 태어나 길 때에는 네 발이요, 자라서 걸을 대는 두 발이요, 늙어서는 지팡이로 받으니 세 발이다!” 오이디푸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스핑크스는 거꾸로 떨어져 머리를 찧고 죽었습니다. 이것으로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는 끝난 것입니다.

 

오이디푸스는 테바이의 왕이 되었고, 선왕의 왕비인 이오카스테를 아내로 삼았습니다. 오이디푸스는 선왕 라이오스가 자기의 아버지이고 이오카스테가 어머니인 것을 알지 못했으며, 이오카스테 또한 오이디푸스가 자기의 아들인 것을 알지 못했으나 총각이 중년 부인을 아내로 맞이한 것은 아무래도 운명의 장난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로써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 테바이의 재앙을 구해 낸 현자가 되었지만 동시에 수수께끼의 답이기도 한 인간의 운명 곧 자신이 죽음으로 가는 운명으로 살게 될 것임을 인식하지 못한 어리석은 자가 되기도 한 것입니다.

 

테바이는 오이디푸스가 왕위에 오른 후에 선왕의 횡사와 스핑크스의 재앙에서 벗어나 번성하였고,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 사이에서는 두 아들과 두 딸이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복수의 여신 하데스의 암캐라고 불리는 에리뉘에스가 테바이의 길을 막아 서기 시작했습니다. 테바이에 심한 돌림병이 창궐하였고, 오이디푸스 왕을 찬양하던 백성들의 노래는 곧 역질로 죽은 자를 애도하는 곡성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에 오이디푸스 왕은 선왕 라이오스의 처남이자 이제 자기의 처남이 된 크레온을 델포이로 보내어 신탁을 묻게 했습니다. 신탁을 받아온 크레온이 오이디푸스 왕께 보고한 대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 크레온 아폴론 신께서 맡기신 뜻은 이렇습니다. ‘테바이 한복판에 불결한 자가 있어서 돌림병을 불러들였다. 이 불결한 자를 제거하면 하데스의 문이 닫힐 것이다.’

- “‘불결한 자라는 말이 무슨 뜻이오?”

- 크레온 죽여서는 안 될 자를 죽인 자, 묻혀서는 안 될 피를 그 손에 묻힌 자입니다.”

- 그게 누구요?”

- 크레온 그 피는 라이오스의 피라고 하더이다. 라이오스 왕께서는 말도둑 손에 죽었다고 하더이다.”

- 그게 언제 적 일이요? 우리가 지금 무슨 수로 그 범인을 잡는단 말이요? 라이오스께서는 어디서 목숨을 잃으셨나요? 산인가요, 들인가요?”

- 크레온 델포이로 가던 산중에서라고 하더이다.”

- 동행자들 중에 살아 있는 자가 있소?”

- 크레온 하나 있기는 하나, 후환이 두려운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합니다.”

- 테바이 사람 중에 도둑을 교사할 만한 사람이 없소? 라이오스 왕의 죽음으로 득을 볼 자가 없었오? 있다면 그 자가 이 일을 꾸몄을 것이오.”

- 크레온 전하, 저를 염두에 두신 것은 아니시겠지요. 제가 라이오스 왕 뒤에 잠시 왕위를 지켰습니다만 스핑크스를 깨뜨리신 왕께 왕좌와 왕비를 바친 것을 잊지 마소서.”

- 우리들 중에는 아직 죄인인 자가 없듯이 결백한 자도 없소.”

- 크레온 전하, 테이레시아스를 아시지요? ‘조짐을 읽는 자를 아시는지요?

 

장님이지만 아폴론 신 다음으로 앞일을 잘 보는 자 테이레시아스가 오이디푸스 왕 앞에 불려 왔습니다.

 

- 그대에게 테바이를 이 돌림병으로부터 구하라고 요구하지는 않겠다. 선왕 라이오스의 살해자가 누구냐? 우리가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 이 테바이 돌림병의 뿌리에 이르는 지혜뿐이다.”

- 테이레시아스 전하, 현명한 것이 내게 이렇듯 짐이 된 적이 없습니다. 지혜로운 것이 이렇듯 고통스러운 때가 내게 없었습니다.”

- 무슨 뜻이냐?”

- 테이레시아스 전하, 나를 내가 있던 곳으로 보내 주소서. 이로써 왕과 내가 서로 지고 있는 짐을 덜게 하소서.”

- 나는 나와 너의 짐을 덜자는 것이 아니라 테바이 백성의 짐을 덜자는 것이다. 그러니 말하지 않고는 이 궁을 나가지 못하리라.”

- 테이레시아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 때가 아니라면 때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겠구나. 말하라. 말하지 않으면 나가지 못하리라.”

- 테이레시아스 때가 되면, 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테바이 백성이 알고 전하께서 아시고 뭇 백성이 알게 될 것입니다.”

- 나는 그것을 앞당기고자 한다. 알고도 말하지 않는 자를 나는 공모자라 하겠다.”

- 테이레시아스 공모자라고 하지 마소서. 라이오스의 살해자시여.”

- 내가 라이오스 왕의 살해자라고? 이것이 그대의 지혜인가? 스핑크스를 깨뜨려 테바이 백성을 구한 나를 이렇게 부르는 것이 그대의 지혜인가? 그대는 이런 말을 하고도 테바이 백성의 칼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가?”

- 테이레시아스 전하, 지혜는 나의 칼이요, 진리는 나의 방패입니다. 전하께서 찾고 계시는 라이오스 왕의 살해자는 바로 전하이십니다.”

- 그대는 왕인 나를 무고하고도 무사하리라 생각하는가?”

- 테이레시아스 진리에 권능이 있다면 나는 무사할 것인데 진리에는 전하도 거스르지 못할 권능이 있습니다. 내가 참 예언자라면 나는 무사할 것인데 나는 참 예언자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무사할 것입니다.”

- 테이레시아스, 이 거짓 예언자야! 스핑크스가 이 테바이 백성을 괴롭힐 때 그대는 그 진리와 예언의 권능을 어디로 보냈었느냐? 그대는 라이오스 왕이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물으러 델포이로 가는 것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대가 예언자라면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답은 물론 라이오스 왕의 죽음까지도 짐작했을 것이다. 테바이의 재앙을 수수방관하던 네가 이제는 테바이의 재앙을 지혜로 푼 나를 무고하는구나.”

- 테이레시아스 전하, 스핑크스는 전하 운명의 삼거리를 지키던 요괴이지 라이오스를 델포이로 보낸 요괴가 아닙니다. 오이디푸스 왕이여, 전하의 삶은 전하가 꾸는 꿈이자 인간이 꾸는 꿈입니다. 전하는 살고 있으면서도 어디에 사는지, 태어났으면서도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알지 못합니다. 전하는 왔으면서도 어디에서 왔는지, 살면서도 누구와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테이레시아스가 돌아간 뒤 코린도스에서 사자가 왔습니다. 이 사자는 옛날 테바이 양치기에서 발이 부은 아기 오이디푸스를 넘겨받았다는 코린도스 양치기바로 그 사람입니다. 왕은 사자에게 테바이에 온 까닭을 물었습니다.

 

- 사자 저는 테바이의 왕위에 올랐다는 테바이 사람이자 코린도스 사람인 오이디푸스를 만나러 왔습니다.”

- 여기 있는 내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오이디푸스다. 그런데 오이디푸스가 테바이 사람이자 코린도스 사람이라는 것은 또 무슨 뜻이냐? 왜 나를 찾아 왔느냐?”

- 사자 기쁘고도 슬픈 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

- 기쁘고도 슬픈 소식은 무엇이냐?”

- 사자 전하, 코린도스 백성은 오이디푸스 왕을 코린도스 왕으로 모시기로 하고 이렇듯 저를 보내었습니다.

- 코린도스 왕은 내 아버지 폴뤼보스가 아니냐?”

- 사자 슬프게도 폴뤼보스 왕께서는 열흘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 내 아버지께서 세상을 뜨셨다는 말이냐? 어떻게 돌아가셨느냐? 누구에게 살해되었느냐?”

- 사자 아닙니다. 천수를 다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오이디푸스 왕은 마침내 왕비 이오카스테와 왕궁 제관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오래 참았던 말을 했습니다.

나는 오늘 드디어 델포이 신탁의 죽음을 보았소이다. 내가 청년 시절, 델포이 신탁을 받은 적이 있소. 뼈를 준 아비를 죽이고 살을 준 어미와 짝이 된다는 무서운 신탁이었소. 내가 아버지의 나라 코린도스로 돌아가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었소. 보시오. 우리 아버지, 코린도스의 폴뤼보스 왕께서는 천수를 다하고 돌아가셨소. 이것이 아폴론 신의 죽음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라이오스 왕 또한 청년 시절에 아들의 손에 죽으리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들었으나 말도둑 손에 비명횡사하였소. 이것이 델포이 신탁의 죽임인 것이오. 나는 잠시 코린도스에 가서 내 아버지께 조문을 하고 오겠소.”

 

이오카스테가 오이디푸스를 만류하고 나셨습니다. “전하, 폴뤼보스 왕이 돌아가셨다고 하나 아직 그대의 어머니 멜로페가 살아 계십니다. 어머니 앞에서 신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대죄를 짓는 일일 것이거늘 그곳에 가지 마소서.”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사자 곧 코린도스 양치기가 말했습니다. “오이디푸스 왕이시여. 왕께 내린 신탁은 우리 코린도스와는 무관합니다. 전하께서는 폴뤼보스 왕과 멜로페 왕비의 친아들이 아니십니다.

저는 키타이론 산에서 라이오스 왕의 양을 치다가 왕의 경호병 노릇을 하고 있던 테바이 양치기로부터 강보에 싸인 전하를 수습하여 폴뤼보스 왕께 바친 코린도스 양치기입니다. 그때 아기의 발뒤꿈치는 금실에 꿰이고 아마 줄에 묶여 있었습니다. 폴뤼보스 왕께서는 통통 부어오른 그 발을 보시고는 오이디푸스라 이름 하셨습니다. 전하, 발뒤꿈치에 흉터가 있으시면 내 말을 믿으시되 없으시면 믿지 마소서.”

 

라이오스라는 이름이 나오자 이오카스테가 낯빛을 잃고 내전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오이디푸스는 명령을 내려 키타이론 산을 뒤지게 하고 테바이 양치기인 왕의 경호병 출신 목동을 찾아내게 하였습니다. 사흘이 못되어 테바이 양치기가 잡혀 왔습니다. 테바이 양치기는 말했습니다. “전하, 이제 아셨으니 저를 죽이소서.” 왕이 말했습니다. “내가 왜 너를 죽여야 하느냐?” 테바이 양치기가 다시 말했습니다. “델포이에서 마차 타고 오시는 전하를 저희가 만나지 않았습니까? 테바이에서 라이오스 왕을 호위해서 델포이로 가던 저희를 만나시지 않으셨습니까? 전하께서는 길을 내어 주지 않는다고 저희 라이오스 왕을 시해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 연후에 세 호위병 중 둘을 말째로 벼랑으로 던져 죽이시고, 델포이 쪽으로 호위병 하나가 도망치던 걸 기억하시지요? 제가 바로 그때의 호위병입니다.”

 

오이디푸스 왕은 테바이 양치기’’코린도스 양치기를 대질시켜서 자신이 라이오스 왕의 아들이며, 키타이론 산에서 코린도스 양치기에게 넘겨진 과정을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오이디푸스가 간신히 몸을 가누며 내전으로 들어갔을 때는 이미 이오카스테 왕비가 목을 매 숨진 뒤였습니다. 오이디푸스는 외쳤습니다. “어디 있소? 내 어머니이자 내 아내인 이오카스테는 어디 있소? 내가 자란 밭, 내가 씨를 뿌린 밭은 어디 있소? 내 아버지가 배를 대고 내가 배를 댄 항구는 어디 있소?”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 왕비의 시신을 내려 눕히고 왕비의 가슴에서 유리로 세공한 가슴꽂이를 벗겨 그걸 자신의 두 눈에다 박아버렸습니다. “멀어라. 멀어라. 내 눈아 멀어라. 보고 싶어 하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내 눈.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오래 본 내 눈아 멀어라.” 외쳤습니다.

 

오이디푸스는 스스로 테바이를 떠나 이름 없는 장님으로 온 헬라스 땅을 방황하다가 아티카의 콜로노스로 가서 에리뉘에스(복수의 여신) 여신들 사당에서 죄를 씻었습니다.

 

<에필로그>

기독교에서는 마지막 날에 하나님의 심판에 의해 천당 또는 지옥으로 간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평생을 자기 스스로 극락 또는 황천을 향하여 걸어간다고 한답니다. 결국 두 말은 같은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의 심판에 대한 경고를 통하여 올바른 삶을 살게 하고자 하는 것과 자기 스스로의 행실이 결국 자기 스스로의 결과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같은 말의 다른 표현인 것입니다.

 

우리 격언 중에는 네가 알고 내가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하는 말이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우리의 행실뿐만 아니라 생각까지도 다 알고 계시다고 가르칩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결과는 원인과 조건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가르친답니다. 이 말들도 결국 같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행위들 중에 그 어떤 것도 신의 눈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서는 헤라여신이 보았습니다. 라이오스는 물론 그의 아들 오이디푸스와 온 헬라스 땅의 백성들은 알지 못했지만 테바이의 불행은 라이오스의 죄를 본 헤라 여신의 노여움이 작용했음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부정·비리를 저지르면 아직 적발되지 않았어도 우리의 생활이 그 전과 같지 않게 되는 것은 우리를 본 신의 노여움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어떤가요? 나는 아직 들키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나만 알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중요한 것은 재판 또는 징계 이전에 라이오스와 오이디푸스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자기 생활이 꼬여간다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무언가 꼬여가고 있다고 여겨지면 누가 나를 해하고 있는가를 보기 전에 나의 행위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를 먼저 돌아보고 개선하기를 추구한다면 치유되고 변화하는 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